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학생의 어딘가 무척 차거워 보이는 모습이 가면 덧글 0 | 조회 155 | 2019-07-14 16:28:28
예지이모  

자주 치마 학생의 어두운 우수의 모습, 안경쓴 학생의 차거운 오뇌의 얼굴, 연애를 종달새처럼 향락하는 것 같은 까만 리봉의 명랑한 표정 ─

『그러나 잘못하면 저런 학생이 위험한걸!』

임교수의 마음에 중얼거림이 무심중 소리가 되어 입술을 흘러나왔다.

『위험하다고……어느 학생 말입니까?』

나란히 서서 걸어가던 교무과장이 얼굴을 돌리면서,

『까만 리봉 말입니까?』

『아니요, 그 학생은 연애를 재치있게 해 치우겠지요.』

『그럼 안경을 쓴?』

『그 학생도 문제는 없겠지요. 그 학생의 어딘가 무척 차거워 보이는 모습이 가면이 아니라면 필시 자존심과 지성의 표시일 텐데, 자존심은 연애의적이니까.』

『그러니까 연애의 괴로움 속에 오랫동안 파묻혀 있지 않고……』

『그렇지요. 자존심을 옹호하기 위해서는 연애를 포기할 수 있으니까, 결국 위험성은 비교적 적을 테지요.』

『그럼 자주 치마의 학생이……?』

『네, 그 학생은 다소 위험성이 있어요. 진실하게 연애를 실천하려는 강렬한 의욕이 분명히 움직이고 있는 것 같으니까.』

『그런데 진실하고 아름다운 연애와 위험성 사이에 무슨 관련성이 있읍니까?』

상과 교수인 교무과장은 다소 얼떨떨했다. 임교수는 얼마 동안 대답을 않고 있다가,

『있지요. 연애 문제를 처리하는데 있어서 재치도 없고 또 자존심을 내세우지도 않는 학생 ─ 대단히 위험하지요. 요즈음처럼 눈앞(眼前[안전]) 제일주의의 험악한 세상에서는 있기 힘든 일이지만 또한 그만큼 위험성은 더 많지요. 잘하면 사랑의 순교자가 되지만 열이면 아홉까지 일생을 망칠 테니까요. 그런 학생에게는 내 강의가 다소 지나친 영향을 줄는지 모르지만.』

『맞은 말씀입니다.』

『그런 의미에 있어서 젊은 학생들 앞에 나서서 뭐라고 떠들기가 점점 더 무서워집니다.』

그러면서 임교수는 교육자로서의 책임감을 한층 더 절실히 느끼는 것이었다.